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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최은영 소설집, 관계와 성장의 다층적 이야기

by 인포루키 2025. 5. 26.

2023년 출간된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일상과 사회, 그리고 인간 내면의 미묘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소설집입니다. 7편의 중단편에는 각기 다른 인물과 상황이 등장하지만, 모두가 관계와 성장, 상처와 화해라는 공통된 주제를 품고 있습니다.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한 ‘빛’에 대한 작가의 시선입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책 표지

책을 선택한 이유

최은영 작가의 전작인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을 통해 느꼈던 감정의 결, 그리고 사회와 개인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번 소설집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습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라는 제목에서부터, 어둠 속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인간 내면의 빛, 그리고 그 빛을 좇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대되었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며, 사회적 참사와 개인적 상처, 가족과 친구, 동료와의 관계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감정과 진실을 어떻게 그려내는지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요 단편별 내용과 감상 포인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이 단편은 용산 참사를 배경으로, 은행에서 일하다 뒤늦게 대학에 편입한 ‘희원’과 젊은 강사 ‘그녀’의 관계를 따라갑니다. 희원은 강사의 수업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와 삶을 돌아보고, 사회적 현실과 개인적 고민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찾게 됩니다. 사회적 아픔 속에서도 서로를 비추는 ‘희미한 빛’이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몫>
대학 교지 편집부에서 가까워진 세 명의 여학생이 서로에게 기대고, 상처 주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각자의 몫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정과 자존감, 사회적 시선, 그리고 성장의 의미를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일 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시선으로 불안정한 고용, 사회적 소외, 그리고 일상적 좌절과 희망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현실의 벽 앞에서 흔들리는 청춘의 내면이 깊은 공감과 여운을 남깁니다.

<답신>
편지 형식의 이 작품은 가족 간의 거리, 세대 차이,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조용한 감동을 줍니다.

<파종>, <이모에게>,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이 세 작품은 가족, 친척, 특별한 관계를 통해 개인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위로와 성장의 순간을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이모에게’와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에서는 가족 내에서의 상실, 부재,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사회적 문제와 개인의 내면
최은영의 소설은 사회적 현실(용산 참사, 비정규직 문제 등)과 개인의 내면(상처, 성장, 화해, 용기 등)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물들은 거대한 사회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몫을 찾으려 애쓰고, 때로는 좌절하지만, 결국 서로를 비추는 ‘희미한 빛’이 되어줍니다.

담담하지만 강한 문장
최은영 특유의 조용하고 절제된 문장은 독자에게 강한 울림을 남깁니다. 언성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내가 느끼는 감정과 고민이 결코 혼자가 아니었구나”라는 위로를 받게 됩니다.

작품에서 발견하는 관계와 성장의 의미

이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인물들의 내면 변화와 관계의 흐름이 섬세하게 그려진다는 것입니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 혹은 평범한 청년들로, 이들은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상처를 숨기지 않고, 때로는 솔직하게 드러내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갑니다. 작가는 “아주 희미한 빛”이라는 표현을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서로를 비추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관계란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는 과정이지만, 그 안에서 이해와 용서, 그리고 성장의 가능성이 있음을 소설 전체를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현실과 개인의 내면이 맞닿는 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인상 깊은 메시지와 독자에게 주는 울림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평범한 상처와 성장, 그리고 관계의 복잡함을 그려냅니다.
이 책을 통해 연약함을 인정하는 용기, 서로를 비추는 작은 빛의 소중함, 사회적 현실과 개인의 몫에 대한 고민, 상처와 화해, 그리고 성장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삶이 힘들고, 관계에 지쳤을 때 “아주 희미한 빛”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조용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은영 작가의 소설은 화려한 사건보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작은 변화와 관계의 힘을 조용히 응시합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과 관계, 그리고 내면의 성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메시지

이 소설집은 독자에게 “연약함을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더라도 그 상처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회적 문제와 개인의 내면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리고 서로에게 어떤 빛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작은 희망, 그리고 아주 희미한 빛이라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고, 나 자신을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사회적 현실과 인간 내면을 함께 탐구하고 싶은 독자
- 관계, 성장, 상처와 화해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분
- 최은영 작가의 감각적인 문체를 좋아하는 분
- 일상과 사회의 경계에서 빛을 찾고 싶은 모든 분
- 청춘, 가족, 사회,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분

마무리하며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감정, 그리고 관계의 복잡함과 성장의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집입니다. 최은영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깊이 있는 문장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여운을 줍니다. 한국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느끼고 싶은 분들, 그리고 관계와 성장, 사회적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아주 희미한 빛일지라도, 그 빛이 우리 삶을 비출 수 있다는 희망을 이 책을 통해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